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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식물

금잔화 약과 민간요법 사이에 놓인 피부 자극 독성 식물

by 씨티보리 2025. 6. 29.

노란 꽃의 유혹, 친숙하지만 조심해야 할 식물

봄부터 가을까지 정원이나 길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밝은 노란색 꽃, 금잔화는 그 화려한 색상과 오랜 개화 기간으로 인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식물이다. 영어로는 ‘포트마리골드’로 불리며, 학명은 Calendula officinalis이다. ‘오피시날리스’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약국에서 쓰는’이라는 뜻을 갖고 있을 만큼, 금잔화는 고대부터 약초로서의 가치가 인정받아 왔다. 금잔화는 유럽, 지중해 지역이 원산으로, 오늘날에는 전 세계에 걸쳐 재배되고 있다. 특히 꽃잎은 건조 후 차로 마시거나 연고 성분으로 사용되며, 상처 회복과 항염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민간요법에서는 금잔화 추출물이 피부 진정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화장품이나 천연 연고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가 너무 쉽게 접하고 믿고 있는 금잔화가, 일부 사람들에게는 강한 피부 자극을 일으킬 수 있는 알레르기 유발 식물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금잔화는 단순히 화려한 원예용 식물이 아니라, 복합적인 생리활성을 지닌 약용 식물이자, 체질에 따라 주의가 필요한 독성 식물이기도 하다.

 

금잔화 속 생리활성 성분과 피부 반응의 이면

금잔화의 꽃잎과 줄기에는 다양한 유효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플라보노이드, 사포닌, 트리테르페노이드, 카로티노이드, 정유 성분 등이 존재하며, 이들은 항염증, 항산화, 항균 작용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피부 트러블 완화에 쓰이는 금잔화 연고나 크림은 플라보노이드계 물질과 트리테르페노이드가 주성분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처럼 생리활성이 강한 식물은, 체질에 따라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이나 광과민성 피부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금잔화는 국화과 식물군에 속하며, 이 과에 민감한 사람은 다음과 같은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피부 발진과 가려움증 붉은 반점, 수포(물집) 화끈거림 또는 따끔거림 자외선 노출 시 증상 악화 반복 접촉 시 알레르기 항진 특히 민간요법이나 자연주의 화장품 제조에서 금잔화 꽃잎을 직접 갈아 피부에 바르거나, 추출액을 희석 없이 사용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상처가 난 부위에 무분별하게 적용하거나, 햇빛이 강한 여름철에 외용할 경우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금잔화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은 사전 피부 테스트가 권장되며, 화장품이나 연고의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약인가 독인가 – 민간요법의 활용과 현대의 경계

금잔화는 오랜 세월 동안 유럽 민간요법과 한방에서 ‘피부의 약초’로 사용되어 왔다. 햇빛 화상, 벌레 물림, 가벼운 찰과상, 피부염 완화 등에 금잔화 연고를 바르는 전통이 있었으며, 이는 지금도 일부 천연주의 건강법에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유럽 약전에는 금잔화 꽃 추출물을 이용한 연고나 세정제가 항염·상처 회복용으로 등재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활용이 가능했던 것은 약전 수준에서 정제된 성분과 정확한 사용법이 전제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자연주의 열풍 속에서 금잔화를 이용한 DIY 연고, 수제 화장품, 금잔화차 등의 사용이 늘고 있지만, 성분 농도, 사용량, 체질 반응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 활용하는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 예를 들어, 꽃잎을 차로 끓여 마실 경우에는 주로 항염과 생리통 완화 효과가 기대되지만, 임산부나 수유 중인 여성에게는 자궁 수축 작용이 있을 수 있어 금기로 분류된다. 또한 국화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소량의 섭취나 외용만으로도 과민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민간에서 믿고 행해지는 ‘좋다더라’는 정보는 위험할 수 있다. 금잔화는 약초이지만, 어디까지나 체질과 상황에 맞는 사용이 필요하며, 일률적인 복용법이나 바르는 방식은 적용해서는 안 된다. 특히 어린이나 알레르기 체질자,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반드시 의사 또는 한의사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안전하게 금잔화를 활용하기 위한 지침

금잔화는 그 자체로 유해한 식물은 아니지만, 그 생리활성과 작용 기전은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올바른 방식으로 사용해야만 그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안전 지침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금잔화를 직접 키우거나 채취할 경우에는 꽃이나 잎을 생으로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손에 상처가 있거나 피부가 민감한 경우에는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꽃을 말려 보관할 경우에도 밀폐용기를 사용하고, 건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꽃가루 흡입을 피하는 것이 좋다. 둘째, 금잔화 연고나 크림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패치 테스트를 선행해야 한다. 팔 안쪽이나 귀 뒤쪽 등 민감하지 않은 부위에 소량을 발라 24시간 이상 지켜보고, 이상 반응이 없을 경우 본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셋째, 금잔화차를 마시거나 식품으로 섭취할 경우, 하루 권장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다른 약초나 보충제와 함께 사용할 경우 성분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가급적 단독으로 섭취하고, 장기간 복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넷째, 어린이용 화장품이나 민감성용 제품에 금잔화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 성분의 함량과 안정성 검증 여부를 확인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단순히 천연성분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금잔화는 우리가 흔히 보는 정원용 꽃이자, 오랜 세월에 걸쳐 전통 약용식물로 사용되어 온 존재다. 그러나 친숙함이 항상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꽃의 아름다움과 약성의 효능은 철저한 지식과 주의 아래에서만 빛을 발한다. 금잔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다루는 일은, 자연과 건강을 현명하게 조율하는 첫걸음이다.

 

금잔화 약과 민간요법 사이에 놓인 피부 자극 독성 식물
출처: 국립생물자원관